
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. 지난 9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.1% 상승하며 16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. /제공=뉴스1
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이 16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. 반도체 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해외 상품을 사들일 수 있는 능력도 역대 최대폭으로 개선됐다. 다만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는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.
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'2026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(잠정)'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.1% 상승했다. 2010년 1월(42.0%) 이후 16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. 수출물량지수 상승률은 지난 7월 20.1%에서 8월 25.9%, 9월 32.1%로 두 달 연속 높아졌다.
반도체와 컴퓨터 기억장치, 휴대전화 등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. 컴퓨터·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물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.6% 증가했다.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·장비 수출도 11.3% 늘었다. 여기에 반도체 가격까지 오르면서 수출금액지수는 89.2% 급등했다. 특히 컴퓨터·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금액은 1년 전보다 212.4% 증가했다.
수출 호조에 우리나라의 교역조건도 크게 개선됐다. 지난달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.7% 상승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. 소득교역조건은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외국 상품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. 수출 물량이 늘고 수출품 가격도 수입품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해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진 것이다.
반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.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1.7% 상승해 6월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끝냈다.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8.75달러에서 113.71달러로 한 달 새 28.1% 급등한 영향이다. 원유 수입가격은 21.6% 올랐고, 원재료 수입물가도 9.6% 상승했다.
원화 가치가 올랐는데도 유가 급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. 지난달 평균 원·달러 환율은 1359원으로 전달(1406.30원)보다 3.4% 하락했다. 환율이 내리면 달러로 사들이는 수입품의 원화 가격은 낮아지지만, 국제유가가 워낙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입물가 전체를 끌어올렸다.
반대로 수출물가는 환율 하락 영향으로 전달보다 0.8% 떨어져 두 달 연속 하락했다.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0.9% 상승해 1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. 특히 D램과 플래시메모리 수출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39.5%, 235.9% 급등했다.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출금액 증가를 이끈 셈이다.
송요섭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